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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지는 제주물통(제민일보)


조천 큰 물통

사라지는 제주물통 가치 정립 시급
옛 제주인들의 식수원…잘못된 복원으로 원형 감춰버리기도

씻을 때 물 하영 쓰민 저승강 그 물 다 먹어사 한다" 라는 옛말이 있다. 얼굴 씻을 때 물을 많이 쓰면 저승가서 그 물을 다 먹어야 한다는 뜻으로 제주의 옛 선인들이 얼마나 물을 귀하게 여겨 왔었는지를 말해준다.
제주의 지표면은 화산회토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비가 내리면 거의 지표면 아래로 숨어들어 지하의 용암층을 흘러 내리다가 바닷가에 와서야 솟아오른다. 도내 용천수의 90% 이상이 해안가에 있어서 옛 선인들은 그 물을 이용하기 위해 해안지역을 돌아가며 마을을 이뤄 왔다.
그러다가 농경문화가 정착될 즈음에는 중산간지대에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지 못하도록 물을 모을 수 있도록 웅덩이를 만들어 식수로 해결해 온 것이 봉천수다. 지금은 농업용수로나 이용할 정도로 물이 탁해져 있는 마을의 연못들이 대부분 애초에는 식수원으로 만들어졌던 것들이다.
이렇듯 물이 귀했던 제주에는 물에 대한 독특한 문화가 형성되어 왔다. 물을 져 나르는 일은 여성의 몫이었으며, 새벽마다 물허벅을 지고 흙이 가라앉은 깨끗한 물을 두어차례 길어오기를 반복하는 일을 하루의 시작이라 여겼다. 행여 마을에 큰일이 있을 때에는 물을 냥하고 또 부조로도 행했으며 이렇듯 물 부족은 제주 어머니들의 억척스런 삶의 근원이었다.
남자들은 물을 만들고 지키는 몫을 담당하였다. 용천수가 나는 곳에는 돌을 쌓아올려 마을의 공동물통을 만들고 먹는물, 몸곱는물, 빨랫물 등으로 내부를 구분해 놓았다. 중산간 지대의 물통 이름들을 보면 유독 생이물이나 고망물이라고 불리우는 곳이 많다. 말 그대로 생이가 먹을 정도로 나오는 물, 돌고망에서 졸졸나오는 물을 뜻한다. 또한 할망물도 도내에 8개소나 있다. 물이 귀하던 시절 그 물을 신성시 여겨 산모가 젖이 안나올때 또는 토신제 등 정성을 들이는 굿에 많이 사용했던 물이라서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10년전 도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이렇게 만들어진 제주의 물통(용천수) 수가 910여개소나 된다고 한다. 필자는 제주민속사진연구회 회원으로 제주물통 사진자료집의 발간(9월 예정)을 위해 지난 1년여간 제주 물문화의 상징인 물통 380여개소를 조사하고 사진자료로 수집한 바가 있다.
물통이 이제는 중산간지대의 무분별한 개발과 해안지역의 매립, 도로확장 등으로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 실정이다. 조사 진행중에도 도로확장에 따른 매립으로 사라져버리는 물통이 있는가 하면 지역주민들로부터 몇해전만 해도 용출되던 물통이었는데 이제는 말라버렸다는 이야기를 여럿 들을 수 있었다. 더군다나 최근들어 일부 물통은 복구라는 명분으로 고작 시멘트를 덧발라 씌워버려서 그 원형을 보존하기는커녕 오히려 훼손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통은 제주 물문화의 상징이다. 물가치가 인정받고 물이 제주를 살찌우고 있는 지금 그 근원에 대한 문화적 가치의 정립이 절실하다. 개발의 뒷면에 하나둘 밟혀 사라지지 않도록 물이 귀하던 시절 물을 냥하고 신성시 여기며 생활해 온 옛 선인들의 물 사용에 대한 자세를 전승하고 유형적 자산인 물통에 대한 전 도민적 관심이 '法古倉新(법고창신)'의 마음가짐으로 확산되어 나갈때 비로소 제주물의 가치는 더 큰 생명력을 얻을 것이다.(제민일보 2010년 9월 2일 강호칠 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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