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 : 용강동 188-1번지 진주강씨삼양파가족묘지 내
시대 : 일제강점기
유형 ; 위인선현유적(묘)
강병희(姜炳喜) 지사는 1932년 5월 제주도 야체이카 책임자 강창보(姜昌輔)를 일본 오사카로 탈출시킨 사건으로 옥살이를 한 분이다. 본관은 진주, 강홍빈(姜洪彬)과 고신생(高辛生) 사이의 3남으로 제주시 삼양리 설개 태생이다. 동아통항(東亞通航)조합 제주출장소장으로 일하며, 복목환(伏木丸)에 관계하고 있었다.
강창보는 신인회 간부이자 국제 공산당의 승인을 받은 조선공산당 당원이었는데, 제주청년연맹 활동을 하다가 1928년 8월 제4차 조선공산당 검거 때 김택수․송종현과 함께 체포되었다.
1931년 1월 4일 석방되어 제주도로 돌아온 강창보는 제주청년동맹이 직면하고 있던 침체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제주도 사회주의자 간담회를 개최하여 역할 분담과 노선 문제를 협의하는 등 제주 지역 내에서 활동에 주력하였다. 강창보와 제주청년동맹 출신들은 1931년 5월 16일 조선공산당 제주도 야체이카를 결성하고 강창보를 책임자로 임명하였다.
강창보는 1932년 5월 2일 제주도 야체이카 책임자로 검거되어 제주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되었다가 5월 6일 오전 2시경 유치장을 탈출하였다. 유치장에서 탈출한 강창보는 거지․엿장수․미치광이 등으로 변신하여 도피 생활을 하다가 서귀포에 있던 이도백의 집에 은신하였다. 강창보의 친구인 강병희는 5월 21일 오후 7시경 서귀포항 방파제 근처에서 강창보를 만나 탈출 요청을 받았다. 당시 강병희는 복목환 제주취급소 책임자로 있었다.
강병희는 5월 21일 오후 10시경 서귀포항 방파제 근처에서 빈 가마니 속에 강창보를 숨기고 끈으로 묶어 복목환 김일성이라고 적어 해산물 짐짝같이 포장한 후 선원 한숙도 등에게 이를 인도하여 5월 26일 일본 오사카항으로 상륙하게 하여 강창보를 도주시켰다. 이는 자기가 복목환 제주취급소 책임자 자리에 있었으므로 이렇게 은닉할 수 있었다. 일본 순경은 짐짝을 검사하면서도 이를 발견 못하고 위에 걸터앉아 있었다고 한다.
강창보는 탈출에 성공하였으나 강병희는 구속되어 1932년 9월 15일 광주지방법원 제주지청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공소를 신청하여 1932년 10월 26일 대구복심법원에서 형법 제103조에 의하여 징역 8월을 선고받아 옥고를 치렀다.(디지털제주시문화대전)
당시의 증언에 의하면 재판장이 준엄하게 꾸짖자 '재판장께서는 친구를 가져 본 적이 없습니까! 진정한 우정은 친구가 곤경에 처할 때 자기 몸으로 대신하는 것입니다. 나는 나의 친구 강창보군의 어려운 처지를 도와준 데 대하여 조금도 후회가 없습니다. 응당 상응한 처벌은 이미 각오했습니다.'라고 하니 재판장은 말문이 막혔다고 전한다.
일제로부터 너무나 심한 고통을 받으며 옥고를 치렀던 그는 1945년 해방이 되자 제주 출신 고등경찰 김정묵(金正默, 일명 金석묵, 일본식 이름 시바다 겐지)을 돌로 쳐서 죽였다고 재일동포 언론인 고준석(高峻石. 행원)은 증언 기록하고 있다. 이 고등경찰은 우리 애국지사에게 혹독한 고문을 가하였는데 특히 조선어학회 사건을 과대포장하여 유명한 우리 학자에게 고문을 가하여 악명이 높았던 사람이다.(제주新보)
묘는 봉분 없이 평장으로 되어 있으며 묘비에는 1958년 7월 28일에 돌아가신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아들로는 영배(營培)를 두었으나 비석을 세운 이는 조카 은배(磤培) 외 후손 일동이라고 되어 있다. 묘비문은 향토사학가 김찬흡 선생이 짓고, 강 지사의 친족인 서예가 강선수 선생이 썼다.
《작성 2020-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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