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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지리 김천덕 열녀비 金天德烈女碑 |
10-27 | VIEW : 6,3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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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덕 열녀비
烈女私婢金天德之閭
위치 ; 애월읍 곽지리 과물 해변
시대 ; 조선
문화재 지정사항 ; 비지정
김상헌의 남사록에 백호 임제의 글에서 옮겼다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
〈南溟小乘 千德者濟州郭支里人 私奴蓮根之妻也 少有才色 結髮爲夫婦持井臼 且二十年 夫以輸貢向陸 舟沒於火脫之間 千德崩城淚盡繼之以血 慟哭三年 不廢上食 又於朔望俗節 向火脫設位奠祭 呼天擗踊遠近聞者無不悲哀 其後有罪人流寓者 欲汚之 遊說不從 至告官威脅之際 被大杖八十下 乃陽爲順辭 退而謂其親屬曰 此奴利吾財耳 遂遺以衣一領牛一頭木棉三十端 哀乞得免 又有涯月所旅首者 恃其豪勢 使人以甘言啗其父金淸 其父約以許嫁 以千德實未知也 花燭之夕 千德始知之 乃放聲大哭 手自毁家舍 翌朝自縊將死 其子女蒼黃奔救 絶而復蘇 又自剪其頭髮 着破陋之衣 以死爲誓 父亦感悟 終不能强 千德以行年三十九 失其夫至今六十餘歲矣 前後見侵於强暴者 難一二計 而不更之義 終始不渝 雖古之烈女 何以加此 且性至孝 父八十餘歲 臥病在床 千德不解衣裳 日夜侍藥 郭支里人皆感於孝誠云矣 嘯癡曰 千德南荒一女子耳 鋤耘是事 初無閨門之範 紡績是業 豈習學而能 而性善之說 尤不可誣矣 嗚呼 世之所謂男子者 一利害之間 而至於兄弟而相鬪 朋友而相倍 大則板蕩之時 危亂之際 賣國者有焉 亡君者有焉 而其不爲千德之罪人者鮮矣 可哀也哉〉
慟 서럽게 울 통, 擗 가슴 칠 벽, 踊 뛸 용, 恃 믿을 시, 啗 먹일 담, 陋 좁을, 더러울 루, 寓 머무를 우, 渝 달라질 투, 嘯 휘파람불 소, 癡 어리석을 치, 鋤 호미 서, 耘 김맬 운
(남명소승 : 천덕(영인본에는 天德, 규장각본에는 千德으로 되어 있다)은 제주 곽지리 사람 사노 연근의 아내이다. 어려서부터 재주가 있고 용모가 고왔다. 결혼해서 부부가 되어 살림을 꾸린 지 20년이 지났을 때 남편이 공물 수송 때문에 육지로 가다가 화탈도 부근에서 배가 침몰하여 죽었다. 천덕은 남편의 죽음에 눈물이 흘러 다하자 이어 피가 흘렀다. 3년 동안 애통해 하며 제사상 올리기를 그만두지 않았다. 그러고도 삭망이나 명절 때가 되면 화탈도를 향해 신위를 세우고 제사를 지내며 하늘을 향해 울부짖으니 원근에 듣고 보는 이들이 누구가 안쓰럽게 여겼다. 후에 죄짓고 귀양온 어떤 자가 천덕을 탐내어 좋은 말로 유혹하였으나 끝내 듣지 않았다. 마침내 관가에 고발하여 위협하는 과정에서 곤장 80대를 맞는 데 이르렀다. 이 때 천덕은 겉으로 순종하는 척하여 풀려 나왔다. 자기 친척들에게 ‘이놈이 분명 나의 재물을 탐낸 것이다’ 하고 드디어 옷 1벌, 소 1마리, 목면 30단을 바치고서야 벗어나게 되었다. 또 애월방호소의 여수로 있던 자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사람을 시켜 감언이설로 천덕의 아버지 김청을 회유했다. 그 아비는 딸을 여수에게 시집보내기로 약속해 버렸다. 천덕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화촉을 밝히는 날 저녁에야 비로소 알았다. 드디어 대성통곡하며 손수 자기 집에 불을 질렀다. 이튿날 아침에 목을 매어 금방 죽게 되었는데 자녀들이 황급히 구출하여 거의 죽었다가 소생하였다. 다시 또 자기 머리털을 자르고, 더럽고 해진 옷을 걸치고서 죽기로 맹세하니 그 아비도 더 강요하지 못했다. 천덕은 나이 39세에 남편을 여의고 지금 60세가 넘었다. 전후로 강포한 자에게 겁탈당할 뻔한 일도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두 남편을 섬기지 않겠다는 수절은 시종일관 변치 않았다. 아무리 옛날의 열녀라도 이보다 더할 수 있으랴. 더구나 천성이 효도에 지극하여 아비가 80여세로 병상에 누워 있는데 천덕은 의상을 풀지 않고 밤낮으로 간병하며 약시중을 들었다. 곽지리 사람들은 모두 그 효성에 감동하였다고 한다. 소치(임제의 별호)는 이에 덧붙여 말한다. 천덕은 남쪽 변방의 한 미천한 여자이다. 호미질하고 김매는 일이나 하였으니 당초에 규문의 범절을 알지 못했다. 베 짜고 길쌈하는 일만 했으니 언제 여훈의 규범을 배워 익혔으랴. 그럼에도 오직 한 마음으로 남편과 아비를 섬겨 절조가 우뚝 섰으니 보통 사람의 행동으로는 견줄 수가 없으리라. 이야말로 천품이 순수하고 맑으면 굳이 배우지 않아도 저절로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는 말을 더욱 믿지 않을 수가 없다. 오호라, 세상의 소위 남자라는 것들은 오로지 이해관계에만 급급하여 심지어는 형제간에 서로 싸우고 친구간에도 서로 배반한다. 더 크게는 나라가 멸망할 때와 위급한 즈음에 당해서 나라를 파는 자, 임금을 잊는 자도 있다. 천덕의 죄인이 되지 않는 자 극히 드물 것이다. 슬픈 일이로다.)
선조10년(1577) 제주목사 임진(林晉)은 제주판관 조인후의 보고에 의해 김천덕을 열행을 조정에 알려 정려의 명을 내리게 했다. 그리고 비석을 세웠다. 임제(林悌)는 임진의 아들로서 문과에 급제하자 부친에게 이를 알리려고 제주도에 들어왔다가 천덕의 이야기를 듣고 傳記를 남긴 것이다. 그 후 비문이 마모되자 철종14년(1863)에 다시 세운 비석이 현재 남아 있는 것이다.
비석은 처음에 한길 길가와 과물로 가는 교차점에 세웠었다. 일제강점기 신작로를 뚫을 때 그 길가로 옮겼다가 1974년에는 도로를 확장하면서 곽금초등학교 교정에 옮겨졌었으나 그 후 얼마 안 있어 곽지어린이집 앞으로 옮겼다. 1998년 이사무소로 옮겨 세워졌다가 2008년 다시 현재의 위치로 옮겨 세워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빗돌을 보면 한 덩이로 된 제줏돌(현무암)이고, 아랫부분은 반원형 갓돌처럼 되어 있다. 비신의 높이는 88cm, 너비 윗부분 41cm, 아랫부분 38cm, 두께는 윗부분 21cm, 아랫부분 17cm이다. 비의 앞면에는 두 줄로 【烈女私婢金天德之閭】라고 새겨 있고, 오른쪽에 【萬曆五年命旌】 왼쪽에는 【同治二年改以石】 그리고 댓돌에는 서기 1974년 11월 3일이라 새겨져 있다. 즉, 선조10년(1577)에 정각(旌閣)을 세우고 철종14년(1863)에 개건하고 1974년에 옮겼다는 말이다.
《작성 041027, 보완 1803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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